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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31] 커닝, 도덕불감증의 뿌리.



커닝, 도덕불감증의 뿌리.

 

지난 중간고사 기간 중 있었던 일이다. 시험을 치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뒤에 앉아 있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이야기의 요지는 ‘커닝하자’이었다. 신입생 같아 보여 무심히 넘길 수 없어 ‘커닝은 학우의 학점을 훔치는 일’이라고 조금 참견을 했다. 그들은 알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쉬쉬거리며 작전을 짜는 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커닝하다 조교에게 들켜 지적을 받고 답안지는 회수 당했다. 아찔한 것은 그들이 갓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고 첫 시험에서 부터 양심을 팔았다는 것이다.

 

근래 우리사회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도덕불감증사회’라 일컫고 싶다. 이미 관행처럼 굳어진 대학생의 커닝은 차라리 애교스럽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황우석 교수의 논문표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력사건, 인기가수 싸이의 병역비리 문제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정치가, 지성인, 재벌가, 대중연예인의 도덕수준이 바닥을 기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심각한 것은 공인들의 도덕불감증은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으며 대중들은 그들의 행태를 학습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덕불감증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은 사회에 팽배해진다.

 

‘도덕불감증’이란 현대인들이 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오히려 당연시 하는 성향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는 되었지만 도덕성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 현재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이지만 국가의 청렴도를 측정하는 부패지수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인 세계 42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일제 치하의 친일세력을 청산하지 못하고 다시 그들에게 정권을 내어준 이래, 도덕성을 회복할 겨를 없이 경제성장에만 혈안이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돈과 권력은 이미 도덕을 가치전복 시켰으며, 들추지만 않는다면 무시할 수 있는 솜방망이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도덕불감증이 이기주의로 발전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는 없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친일청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도, 재력으로 무소불위의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대학에서 커닝을 하는 것도 결국 이기주의의 한 행태이다.

 

더욱이 대학이 사회로 진출하는 관문임을 생각할 때, 대학생들의 커닝을 ‘젊은 날의 추억’으로 봐주기엔 무리가 따른다.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임을 알면서도 커닝을 하는 것은 선의의 경쟁자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고 자신의 성적만을 위하는 얄팍한 생각이다. 결국은 수고함 없이 성적을 ‘훔쳐’ 조건 좋은 회사에 취업하려는 의도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커닝은 일종의 ‘죄’라고 까지 할 수 있다. 이런 도덕불감증의 대학생들이 미래에 부모, 교사, 공무원, 기업가, 지도자 등이 될 것을 생각하니…….

 

매년 시험기간이 되면 어김없이 학교 정문에서 커닝추방캠페인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커닝문화는 학교에 만연해 있다. 커닝이 도덕불감증의 근간이라 생각할 때, 소수의 학생들이 벌이는 커닝추방캠페인을 학교와 총학이 연계해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벌여 나갔으면 한다. 학생들 또한 ‘나 하나쯤’이 아닌 ‘나 부터’란 생각으로 커닝을 추방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누가 대학생들에게 커닝을 강요하는가? 사실 이걸 더 묻고 싶었으나, 캐낼 자신이 없어 일단 묻어두기로 함.
커닝하고싶어 한다기 보다 지금의 사회구조가 대학생을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듯..



by 페르소나 | 2007/05/31 23:38 | Daygle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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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 ^ at 2007/10/12 01:30
도덕불감증에 관해 더 알고 싶어 검색하다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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